Works

Dear DeMON...

현서린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됐어야할 나의 졸업전시가, 갑자기 이런 질문에 부딪혔다. 작가란 뭐고, 예술가들은 왜 작업을 할까? 발단은 '나라는 인간은 왜 작업을 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여러 질문과 답을 돌고 돌아 내린 결론은 단 하나였다. 난 사랑을 받고 싶었다. 그것도 보통 사랑 말고, 거의 열망과 우상에 가까운 대상이 되고 싶었다.

세상에 사랑 받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내 발화는 유치하다. 그럼에도 다들 저마다의 이유를 가슴에 품고 사는데, 이정도면 온건한 이유라는 판단하에, 대학교 4학년씩이나 되어 사랑받고 싶다며 아이 같이 외친다는 약간의 민망함을 참고 난 이런 걸 바라는 사람이오, 하고 꺼내놓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게 있어 작업이 사랑 받고 싶은 간절한 몸짓이라는 결론은 나왔고, 작가란 무엇일까? 학자는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스타는 자신을 드러내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사람이다. 또 혁명가는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내가 해석한 작가라는 존재는 학자와 스타와 혁명가, 그 사이에 걸쳐있는 포지션이다. 예술가들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그가 그 셋 중 어떤 방향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내가 선택하고 싶은 방향은 학자보다 스타에 가깝다. 그리고 혁명가 두 스푼 정도.

두 스푼 정도 함량의 혁명가를 담은 스타가 될 수만 있다면, 그 방법이 뭐든 상관이 없다. 스타가 되고 싶은, 지금까지 내가 가꿔온 모든 것에 대한 반항의 몸부림을 작업에 담았다.

<the shittt>, 캔버스에 락카, 193.9 ×130.3cm, 2025
<the shittt>, 캔버스에 락카, 193.9 ×130.3cm, 2025
<love lettter to>, 알루미늄판에 페인트, 42×29.7cm, 2025
<who has left underneath the tree>, 사운드, 오브젝트, 5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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