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drink, drain, grow.
김재원
나는 거창한 삶을 꿈꾸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조건 안에서 흘러가듯 지속되는 방식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런 부류의 삶은, 어떤 삶의 형태를 문제라고 규정하는 데 익숙해진 지금의 세상에서 너무 쉽게 비정상, 혹은 사회문제로 규정된다. '그냥 쉬었음 청년'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그 풍토를 방증할 것이다. 나는 그냥 쉬고있지도, 대단히 도약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를 ‘그냥 살기’라고 부른다.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속도와 방식으로 이어지는 삶이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내 방에 욕실과 부엌만 추가한, 영원히 머물 수 있는 형태의 방을 상상했다. 한국의 원룸은 그 이상향에 가까웠다. 외부를 차단하는 폐쇄가 아닌, 내부에서 유지되는 최소한의 자급 구조. 영상 속 세계는 그러한 거주 구조의 레이아웃을 빌려오되, 그 안에서 일상의 행동들을 개념만 남기고 뒤틀어 일종의 기이한 생태처럼 구현한다. 먹고, 자고, 청소하는 등의 행위들은 원래의 목적과 논리가 희미해지고, 단순히 작동을 위해 반복되는 몸짓이 된다. 그러한 일상에서 기인한 비일상적 동작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순환을 만든다. 레모네이드는 레몬이 되고, 레몬은 다시 레모네이드를 만든다. 나는 관리자가 아닌 서식자로 남아 이 비현실적 순환을 연결한다.
작업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레몬은 제목이기도 한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 drink, drain, grow.' 라는 관용구에서 차용했다. 이는 본래 시련을 긍정과 발전으로 바꾸라는 메시지이다. 나는 그 문장을 수용적인 것으로 해석해, 삶이 무엇을 주든, 순응하여 받아 마시고, 내보내고, 다시 자라나게 함을 보인다. 더 나아간다는 의무보다, 유지되는 곡선을 택한다.
작업을 통해 나는 삶의 태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여, 스스로를 ‘그냥 살았음 청년’으로 규정하려 한다. 대단한 변화는 아닌, 반복적 순환과 적당한 상승을 기대하며 사는 삶.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비슷한 속도로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공명이 되길 바란다.
<김치찌개 공급기>, 합판, 각목, PVC 파이프, 아크릴 대야, 지점토에 아크릴 채색, 레이저 프린트, 223.4×65×95 cm, 2025
<쇼츠 영사기>, 골판지, 전자 부품, 혼합 매체, 35x20x24 cm,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
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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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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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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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drink, drain, grow.
김재원
나는 거창한 삶을 꿈꾸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조건 안에서 흘러가듯 지속되는 방식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런 부류의 삶은, 어떤 삶의 형태를 문제라고 규정하는 데 익숙해진 지금의 세상에서 너무 쉽게 비정상, 혹은 사회문제로 규정된다. '그냥 쉬었음 청년'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그 풍토를 방증할 것이다. 나는 그냥 쉬고있지도, 대단히 도약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를 ‘그냥 살기’라고 부른다.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속도와 방식으로 이어지는 삶이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내 방에 욕실과 부엌만 추가한, 영원히 머물 수 있는 형태의 방을 상상했다. 한국의 원룸은 그 이상향에 가까웠다. 외부를 차단하는 폐쇄가 아닌, 내부에서 유지되는 최소한의 자급 구조. 영상 속 세계는 그러한 거주 구조의 레이아웃을 빌려오되, 그 안에서 일상의 행동들을 개념만 남기고 뒤틀어 일종의 기이한 생태처럼 구현한다. 먹고, 자고, 청소하는 등의 행위들은 원래의 목적과 논리가 희미해지고, 단순히 작동을 위해 반복되는 몸짓이 된다. 그러한 일상에서 기인한 비일상적 동작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순환을 만든다. 레모네이드는 레몬이 되고, 레몬은 다시 레모네이드를 만든다. 나는 관리자가 아닌 서식자로 남아 이 비현실적 순환을 연결한다.
작업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레몬은 제목이기도 한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 drink, drain, grow.' 라는 관용구에서 차용했다. 이는 본래 시련을 긍정과 발전으로 바꾸라는 메시지이다. 나는 그 문장을 수용적인 것으로 해석해, 삶이 무엇을 주든, 순응하여 받아 마시고, 내보내고, 다시 자라나게 함을 보인다. 더 나아간다는 의무보다, 유지되는 곡선을 택한다.
작업을 통해 나는 삶의 태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여, 스스로를 ‘그냥 살았음 청년’으로 규정하려 한다. 대단한 변화는 아닌, 반복적 순환과 적당한 상승을 기대하며 사는 삶.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비슷한 속도로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공명이 되길 바란다.
<김치찌개 공급기>, 합판, 각목, PVC 파이프, 아크릴 대야, 지점토에 아크릴 채색, 레이저 프린트, 223.4×65×95 cm, 2025
<쇼츠 영사기>, 골판지, 전자 부품, 혼합 매체, 35x20x24 cm,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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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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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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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
<when life gives you lemon, make lemo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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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drain, grow.>,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