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er : 고독의 평야를 건너는 길
김선기
삶은 항해이자 길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상을 향해 나아가며, 때로는 의미를 잃고 고독 속에 머문다. 그 여정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아무도 없는 우주의 평야 속에서, 나는 존재의 무게를 체감하고 그 고요 속에서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다.
‘Iter’는 길, 여정, 그리고 존재가 지나가는 시간의 흔적을 뜻한다. 이 시리즈는 도달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인식으로 향하는 사유의 길을 그린다. 이상향을 향해 달리던 우주선은 더 이상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그 대신 멈춰 선 풍경 속에서, 나는 존재 그 자체로 머무는 감각을 탐색한다.
내 안에는 두 개의 자아가 있다. 세상의 위험을 이해하고 경계를 인식하는 자아, 그리고 세상을 여전히 아름답다고 믿는 순수한 자아. 지혜는 나를 보호하지만 동시에 나를 가두고, 순수는 나를 해방시키지만 언제나 불안정하다. 이 두 자아의 간극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균형을 찾는다. 그 과정은 불완전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이 인간 존재의 진실한 형태라 믿는다.
유화는 나에게 물질이자 시간이다. 덧입혀지고 마르며 남는 흔적들은 감정과 사유의 궤적이 된다. 표면 위의 질감과 두께는 인간의 내면이 지닌 무게를 시각화한다. 나는 회화라는 오래된 언어를 통해 인간이 아직 닿지 못한 세계, 즉 보이지 않는 내면의 풍경을 그려내고자 한다. ‘Iter’는 도달을 위한 길이 아니다. 그 길 위에서 내가 만나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며, 그 만남 속에서 나는 존재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해간다. 나는 여전히 어둠의 평야 위를 걷는다. 그곳에서 나의 불완전함은 더 이상 결함이 아닌, 내가 인간으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솔직한 빛이 된다.
Contact
<Nomos-K1>,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162.2×130.3cm, 2025
<Arcadia-01>, 캔버스에 유화물감, 193.9×112.1cm, 2025Iter : 고독의 평야를 건너는 길
김선기
삶은 항해이자 길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상을 향해 나아가며, 때로는 의미를 잃고 고독 속에 머문다. 그 여정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아무도 없는 우주의 평야 속에서, 나는 존재의 무게를 체감하고 그 고요 속에서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다.
‘Iter’는 길, 여정, 그리고 존재가 지나가는 시간의 흔적을 뜻한다. 이 시리즈는 도달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인식으로 향하는 사유의 길을 그린다. 이상향을 향해 달리던 우주선은 더 이상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그 대신 멈춰 선 풍경 속에서, 나는 존재 그 자체로 머무는 감각을 탐색한다.
내 안에는 두 개의 자아가 있다. 세상의 위험을 이해하고 경계를 인식하는 자아, 그리고 세상을 여전히 아름답다고 믿는 순수한 자아. 지혜는 나를 보호하지만 동시에 나를 가두고, 순수는 나를 해방시키지만 언제나 불안정하다. 이 두 자아의 간극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균형을 찾는다. 그 과정은 불완전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이 인간 존재의 진실한 형태라 믿는다.
유화는 나에게 물질이자 시간이다. 덧입혀지고 마르며 남는 흔적들은 감정과 사유의 궤적이 된다. 표면 위의 질감과 두께는 인간의 내면이 지닌 무게를 시각화한다. 나는 회화라는 오래된 언어를 통해 인간이 아직 닿지 못한 세계, 즉 보이지 않는 내면의 풍경을 그려내고자 한다. ‘Iter’는 도달을 위한 길이 아니다. 그 길 위에서 내가 만나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며, 그 만남 속에서 나는 존재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해간다. 나는 여전히 어둠의 평야 위를 걷는다. 그곳에서 나의 불완전함은 더 이상 결함이 아닌, 내가 인간으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솔직한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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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os-K1>,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162.2×130.3cm, 2025
<Arcadia-01>, 캔버스에 유화물감, 193.9×112.1cm,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