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필요한 최소 공간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예민했던 유년기 시절,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감정에 압도되었던 경험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는 타인과 공유하는 공간 속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욕구로 이어졌고, 그 의지를 공동체 중심의 건축양식에서 벗어나 개인 중심의 건축양식을 모색하는 시도로 구체화한다.

법적-사회적 질서에 따라 공간을 분할하고 쌓아올리는 기존의 공간 개념과 달리, 본 작업은 자연적이고 통제불가능한 화석의 생성 방식을 차용한다. 이를 통해 공간과 얽힌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오롯이 스스로에게 필요한 최적의 공간을 모색한다.

특히 작가 본인이 가장 편안하게 몸을 맡길 수 있는 자세를 담은 형태로 형상화된 공간들은 각기 고유한 사운드를 지니며, 관객이 작품과 신체적으로 공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공간과 신체가 매개되는 경험을 유도함으로써, 공간이 물리적 구조를 넘어 감각적 존재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