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A Cup Named Joy

박지수

나의 작업은 프랑스와 아프리카의 시골 마을을 떠돌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불어 또는 종족어를 사용하는 —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 완전히 낯선 사람들과 서로를 가족이라 칭하게 된 계기에 주목한다.

그것은 환대였다. 마을 사람들은 국적과 언어가 다른 이방인을 맞이하기 위해 음식을 차렸다. 우리는 식탁에 둘러 앉아 한 그릇에 놓인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땅 위로 그인 경계는 허물어졌다.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하는 현 세대에겐 하나의 기호품이 되어버린 공동체가 이곳에선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담벼락의 존재가 무색하게도 대문은 늘 타인을 향해 열려있다.

분명 나에게 결여된 장면이었다. 이를 마주한 순간 삶의 모양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개인의 이기를 향하는 자연의 법칙에 등을 돌리고, 공생의 삶에 발을 들였다. 다수를 위한 제품이 사라지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혼자서는 사용이 불가능한 형태의 다기를 빚었다. 공동체성을 불러 일으키면서도 자본주의의 바깥에 있는 생산품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관계를 만들어낸다. 소박하게 준비된 음식과 이를 담기 위한 식기를 제작하여 관객을 관계 가운데로 초대한다. 식탁을 준비하기 위해 다수를 위한 단위로 장을 보고, 여러 사람을 맞이하기 위한 노동을 이어 나갔다.

그것은 기꺼이, 셈법이 아닌 기쁨이었다.

<공동체 다기>,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공동체 다기>,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공동체 다기>,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공동체 다기>,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공동체 다기>,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A Cup Named Joy>,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Le sang de l’Agneau>,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A Cup Named Joy>,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느린 잔>,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느린 잔>, 세라믹 설치, 가변크기,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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